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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교수 기고[매경세상읽기] 동북아 실리콘 밸리가 되려면
admin
2022-07-25 16:48


미국 실리콘밸리는 지난 70여 년간 지속적으로 성공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성장 모멘텀이 서양 선진국에서 동양 신흥국으로 옮겨갔다는 믿음이 무색할 정도다.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단내를 맡고 국내외 창의적 인재와 자본이 몰리면서 1조원이 넘는 정보ㆍ기술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과 기술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2000년 초반 닷컴 버블 재연을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버블이란 자산가치 상승을 가져오는 성공사례 누적, 인재와 자본의 쏠림현상, 불패의 환상이 상호 작용하면서 이상 과열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세계 경제 침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좀처럼 걷히지 않는 상황에서 실리콘밸리의 버블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성장동력이 멈출 것이라는 어두운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삼포시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주기 위해서는 한국을 동북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어야 한다.


먼저, 시장경제 자본주의 기본을 바로잡아야 한다. 공정한 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솔로몬의 지혜를 빌린 정책을 펼친다 하더라도 공정거래 확립과 부패 척결 없이는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특혜와 비리가 조장될 뿐이다.


둘째,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에 대한 특허권이 엄격히 보호되고, 실리콘밸리에서와 같은 가치로 거래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기술이 외국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면 국내 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미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을 국제적 특허괴물에게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혁신적 국내 인력도 기술이 높게 평가되는 나라로 떠나게 된다.


셋째,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국외 인재를 국내로 유입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K클럽 소속 한인 엔지니어 2000명이 국내에서 필요한 인재들이다. 국외 인재를 국내에 영입하기 위한 시도였던 김종훈 미래과학창조부 장관 후보 사퇴에서 우리 국민 정서를 엿볼 수 있다. 세계화의 완전경쟁 속에서 성장동력이 멈추기 전에 우리 국민 시각이 패쇄적인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을 향해야 한다. 국외에서 과학과 엔지니어교육을 받은 혁신적인 한국인 인재를 국내로 유인하는 정책들을 과감히 펼쳐야 한다.


넷째, 혁신적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재원 조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담보와 연대보증이 있어야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재산가만이 사업을 할 수 있고, 창의와 기술에 대한 평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상업은행들이 대손 위험이 큰 중소ㆍ중견기업에 신용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유인책을 도입해야 한다. 국책금융기관을 통한 정책적 산업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자본시장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업과 투자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해 주어야 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평균 2.8번 만에 성공한다. 담보와 연대보증 등 대출환경으로는 기업가 재산은 물론 친인척 재산을 날리고도 영원한 신용불량자로 추락하고 배임과 사기로 범법자가 되기도 한다. 창업과 실패에서 배운 귀한 경험과 지혜가 무용지물이 된다. 기술 중심 사업에서 실패한 기업가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배려를 해 주어야 한다.


실리콘밸리화를 위한 제안들이 바로 기술 중심 중소ㆍ중견기업의 성장신화가 만들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이다.


박근혜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기구의 순기능을 강화하며, 국외 거주 인재 영입을 위한 과감한 정책을 펼쳐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동북아의 실리콘밸리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해 본다.


2013.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