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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교수 기고 [매경 세상읽기] 세계에서 꼴찌인 영역 해결해야
admin
2022-07-25 16:47

[세상읽기] 세계에서 꼴찌인 영역 해결해야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지혜로운 국민은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을 요구했다. 이제 우리 사회의 균형 추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 중심에서 어려운 사람과 취약한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져야 한다. 2013년 첫날 통과된 복지예산이 100조원으로 전체 예산 중 30%를 넘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보다 한참 먼저 포퓰리즘적 복지정책으로 인해 국가 부도의 외줄을 타고 있는 남유럽 국가를 보고 있지만, 경제위기 극복만큼이나 국민 대통합과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다음 정부는 공약했던 사회안전망을 착실히 구축해 국민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복지사회의 열쇠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무한경쟁과 불확실성으로 상징되는 세계시장에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도입, 기술 융복합을 위한 기업 간 상생 발전, 외국인 투자 유입 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2050클럽으로 상징되는 선진 7개국 중 하나, 무역 1조달러 2년 연속 달성, 세계 무역 순위 8위,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6번째 국가 등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하고 있다. 이런 국가경제력을 바탕으로 외교적으로는 G20 의장국이 되었고, 유럽과 미국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엮으면서 경제적 영토를 대폭 확장시켰다. 잘사는 국가 이미지가 한류와 K팝을 가능하게 했고, 싸이라는 전무후무한 세계적 스타를 탄생시켰다.


화려한 성과가 있기에 어두운 그림자가 돋보인다. 부쩍 늘고 있는 고독사, 연이은 노동자와 중소기업체 사장들의 죽음, 끊이지 않는 성폭행 등이 매체를 장식하며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가계부채 1000조원, 하우스푸어와 전세푸어가 생활상식이 된 지 오래다.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하는 분야에서 한국은 또 다른 극단을 보인다. 노동시간, 자살률, 저출산율 등이 세계 1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에서 사회복지 지출 꼴찌, 전반적 행복지수 32위, 청소년 행복지수 4년 연속 꼴찌다. 그 밖에도 민간교육 부담률 1위, 빈곤율 28위, 고용률 21위다. 게다가 국가기관신뢰지수는 26위고 부패지수는 27위다. 여성 관련 지표는 더욱 참담하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격차지수는 135개국 중 108위고, 여성경제기여도는 116위란다. OECD 국가 중에서 성별 임금 격차는 1위고, 가정폭력은 2위다.


이 같은 지표에 나타나는 우리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일을 하지만 소득은 적고 빈곤율은 높다. 세계 최고 교육열이 교육비 부담을 키웠고, 부모도 청소년도 행복하지 않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우니 결혼과 출산이 적을 수밖에 없다. 저출산으로 인해 줄어드는 경제활동인구와 잠재성장률이 걱정이지만, 유교 사상에 기반을 둔 가부장적 사고가 아직도 여성의 경제 참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추락하는 서민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사회안전망이 엉성하니 국민은 불행하고, 자살이 끊이지 않는다. 국가기관이 신뢰받지 못하고 있으며, 만연한 부패 때문에 승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국론 분열은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시계추가 갑자기 중심에서 멈추지 않듯이 사회제도도 중심으로 가기 전에 반대쪽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꼴찌로 평가되는 영역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희생됐던 영역이고 우리 경제구조로 인한 부작용의 결과다.


지금까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 이제는 세계에서 꼴찌인 이유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매진해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이 세계 하위권인 영역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 국민 신뢰를 쌓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은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2013.01.09